PC 시장에서 하드디스크(HDD)는 점점 밀려나고 있고 SSD가 대세로 자리잡았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하드디스크는 용량 대비 가격이 SSD에 비해 상당히 저렴한 편이기 때문에 SSD와 HDD를 혼합해서 사용하는 유저들이 상당히 많습니다.
그렇습니다. SSD의 완벽한 고착화를 방해하는 요인은 가격입니다. SSD의 가격은 정말 기적이라고 평가할 수 밖에 없을 정도로 굉장히 낮아졌습니다. 제가 2013년에 지금은 쳐다도 안볼 폐급의 쓰레기 SSD를 128GB 특가로 98,000원에 구입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왠만한 250GB SSD가 5만원도 안하는 수준까지 내려왔습니다. 9만 8천원을 준다면 512GB 짜리 SSD를 구매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SSD는 여전히 비쌉니다. 4TB 하드디스크가 10만원대 초반에 불과한 형편이다보니 아직까지 대용량은 하드디스크가 점령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SSD의 가격하락을 막는 요인은 낸드 플래시의 가격인데 낸드 플래시 가격을 정확하게는 낸드 플래시의 용량 대비 가격을 떨어뜨리기 위해서는 같은 낸드라도 더 많은 용량을 담을 수 있어야 합니다.
그래서 낸드 플래시는 그러한 방향으로 발전해왔습니다. SSD를 구매한다면 들어본 단어 SLC, MLC, TLC... 이러한 단어는 낸드 플래시 안에 있는 수많은 셀 중 셀 하나가 담을 수 있는 용량을 의미합니다.
SSD의 구조 : SLC, MLC, TLC가 뭐지?
SLC는 싱글 레벨 셀이라 해서 셀 한개당 1bit(0.125 byte = 0.000125Kbyte) 밖에 담을 수 없습니다.
MLC는 멀티 레벨 셀이라 해서 셀 한개당 2bit 이상 담을 수 있는 것 통칭이지만 요즘은 그냥 셀 한개당 2bit로 불리고 있습니다.
TLC는 트리플 레벨 셀이라 해서 셀 한개당 3bit를 담을 수 있습니다.
당연히 같은 낸드라 하더라도 TLC가 SLC보다 3배의 용량을 더 담을 수 있기 때문에 TLC가 획기적으로 저렴합니다. 실제로 SLC가 주류였던 2007~2010년에는 SSD는 하이엔드 컴퓨터 덕후 아니면 쳐다도 보지 못할 초고가를 자랑했습니다. 64GB에 100만원 수준이었다고 하면 말 다했죠.
하지만 SLC, MLC, TLC... 로 점점 갈수록 속도가 느려지고 수명이 줄어듭니다. 낸드 플래시 메모리는 오래 쓸수록 노후화됩니다.
MLC가 SLC에 비해 더 많은 데이터를 넣을 수 있다보니 더 많은 데이터가 왔다갔다 합니다. 그리고 데이터의 읽기/쓰기는 결국 데이터를 찾아내거나 적절한 위치에 데이터를 집어넣는 과정입니다.
쉽게 예를 들자면 SLC는 방 1개당 1명씩 들어앉아있습니다. 그런데 MLC는 방 1개당 2명씩 들어앉아있습니다. 누군가를 찾으려 할때 SLC는 방문만 열면 바로 찾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MLC는 방문을 열고 거기서 또 특정 인물을 찾아야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읽기/쓰기 속도가 상대적으로 느립니다.
거기에 수명문제도 있습니다. 사실 수명문제를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제가 전자공학을 수료하지 않다보니 어떻게 표현을 못하겠습니다. 머리로는 이해하겠는데 표현해내기가 어렵다고 해야 할까...
어쨌든 수명 문제를 말씀드리자면 SLC는 쓰기 10만번, MLC는 쓰기 1만번, TLC는 쓰기 1천번을 보증합니다.
하지만 걱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저기 쓰기 횟수는 일반적인 사용패턴과는 거리가 굉장히 멉니다. 용량을 끝까지 꽉꽉 채워야 쓰기 1번으로 인정이 되기 때문에 실 수명은 생각한것보다 훨씬 깁니다.
하지만 어쨌든 수명은 짧아진것이니 TLC가 처음나올때 쓰기 1천번 밖에 안되는 걸 어떻게 쓰란 말이냐? 했습니다. 그래서 사실상 TLC SSD를 처음 국내에 상용화 시킨 삼성에 대한 유저들의 불만이 엄청나게 많았습니다. 그리고 삼성 840 EVO는 유저들의 우려대로 문제가 많았습니다.
그러나 TLC는 3D V-NAND 공법 적용 및 컨트롤러 성능 강화등의 보완책을 꾸준히 적용하여 TLC도 쓰기 최대 1만번 정도는 할 수 있을 정도로 수명이 많이 개선됐습니다. 그래서 요즘은 TLC에 대해 누구도 불만을 갖지 않습니다.
이걸로 부족해 더 늘려! QLC로 가자
그러던 와중에 QLC라는 것이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TLC만으로는 더이상 하드디스크에 준하는 가성비에 도달하지 못해서 이젠 한개의 셀에 4비트 까지 담아내는 수준에 이르렀습니다.
TLC로는 추세를 보아하니 사실상 1TB에 15만원 정도까지가 한계인것 같습니다. 그 이하로는 잘 내려가지도 않고 내려가도 특가로 가끔 풀리거나 블랙프라이데이 정도는 되야 그 아래 가격이 나오는 편이거든요.
하지만 하드디스크는 여전히 1TB에 4~5만원에 불과합니다. 가격이 1/3 정도 밖에 안됩니다. 이렇게 되면 하드디스크를 완전히 대체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QLC라는 개념까지 나왔습니다. 하지만 예전과는 상황이 다릅니다. 이젠 낸드의 수명을 늘릴수 있는 기술도 있고 SSD 제조기술이 많이 성숙되었습니다. 때문에 QLC의 수명은 예전만큼 크게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360TBW를 보증하고 일반사용자는 360TB나 쓸 일이 없습니다. 아무리 수많은 게임과 동영상을 다운받는다 하더라도 360TB를 채우기는 힘들 것입니다.
그래도 유저들은 불안합니다. QLC가 제대로 보증이 안되었기 때문입니다. 아직까지 메인 주축은 TLC입니다. QLC는 몇몇 제조사에서나 시도가 되고 있습니다. 거기에 가장 큰 불만은 QLC가 생각보다 그리 저렴하지 않다는 것입니다. TLC보다 확실히 싸겠지? 라는 유저들의 기대를 저버리고 있는 상황인데 TLC에 비해 불과 3만원 정도 저렴한 편입니다. 이러면 QLC보다는 당연히 보증된 TLC로 옮겨 갈것입니다.
그리고 QLC는 성능 문제도 있습니다. 물론 하드디스크보다는 빠르겠지만 데이터 이동속도가 많이 느려진편입니다.
이걸 해결하기 위해 제조사들은 SLC DRAM을 달아서 속도를 보완하려 합니다만 SLC DRAM 용량보다 큰 데이터를 옮기려고 하면 DRAM 용량을 넘어서는 순간 속도가 하드디스크 급으로 떨어집니다. 이동속도가 굉장히 느려집니다.
그렇기에 아직 QLC는 시기 상조라는 의견이 굉장히 많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PLC?
그런데 QLC로도 부족한것 같습니다. 이제 셀 한개당 5비트를 담을수 있는 펜타 레벨 셀(PLC)를 만들어내려 합니다.
QLC는 그래도 억지로 쓰기 보증횟수를 1천번 까지 끌어올렸을지 몰라도 PLC는 정말로 억지로 끌어올려도 보증횟수가 수백번에 불과할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인텔은 이미 관련 연구를 시작했습니다. 인텔은 이번기회에 SSD 시장에서 의미있는 성과를 내고 승기를 잡고 싶어하는 것 같은데요. QLC SSD도 공격적으로 내는것을 보면 삼성에게 빼앗긴 SSD 시장을 다시 되찾으려는 의지가 보입니다.
하지만 QLC SSD도 성능저하 이슈가 있는 마당에 PLC를 꿈꾸는 것은 너무 빨리 축배를 드는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거기에 QLC는 아직 시장에 제대로 자리잡지도 못했습니다. TLC도 초기에는 자리잡지 못해 비싼 가격에 형성됐지만 완전히 자리 잡은 지금은 가성비가 더욱더 좋아졌습니다. QLC도 비록 1TB에 10만원대 초반이라는 가격을 자랑하지만 시간이 지나 점점 시장에 자리잡으면 1TB에 10만원 미만으로 떨어질 날이 올것이라고 확신합니다.
그리고 PLC의 수명문제는 해결이 됐을까요? QLC도 3D V-NAND 및 4D로 겨우 버티고 있는 마당에 PLC는 수명문제에서 자유로울지 의문입니다.
결국 PLC 나온다는 소식 하나 적어놓으려고 서론을 참 길게 적은것 같습니다.
결론적으로 PLC는 아직 개발단계에 있긴 하지만 인텔이 저렇게 자료를 내놓은걸 보면 어느정도 가시적인 성과가 있기 때문이지 않을까 하고 생각해봅니다. 그렇다면 PLC가 생각보다 빨리 찾아 올수 있습니다.
하지만 전 PLC를 구매할 마음은 없습니다. 제가 생각하기에 최대 한도는 QLC라고 보고 있습니다. 물론 기술의 발전은 빠르기 때문에 PLC가 나올때 쯤 PLC의 수명과 성능을 끌어올릴 무언가가 나타날지도 모릅니다. 그렇지만 TLC 1TB에 하드디스크 2TB 정도 쓰면 충분한데 굳이 왜? 라는 생각부터 들게되네요.
개인적으로는 빠른 SSD 1TB + 느린 HDD 1TB 조합이 느린 SSD 2~3TB보다 훨씬 낫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지금 구매한 850 EVO도 TLC 지만 잘 사용한다면 10년도 너끈히 사용가능할텐데 그때쯤에나 되야 상용화된 PLC 아니 HLC(?) 혹은 OLC(?)를 구매하게 되겠네요.
이것으로 포스팅 마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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