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과 AMD는 알게 모르게 항상 엮여왔었습니다.
AMD가 페넘부터 불도저까지 대실패를 겪어 경영적자에 허덕였을때 삼성이 AMD를 인수 하지 않을까? 라는 추측성 기사들이 상당히 난무 했습니다.
하지만 AMD가 젠 아키텍쳐 기반의 라이젠 시리즈로 대성공을 거두게 되자 또 다시 삼성과의 관계가 주목받기 시작했었는데요. 라이젠 1세대의 14nm FinFET 공정이 삼성전자로 부터 라이센스를 받은 것이 알려지며 삼성-AMD의 관계가 다시금 수면위로 떠오르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삼성과 AMD의 밀월관계가 나쁘지 않은지 이번에는 삼성과 AMD가 초저전력 / 고성능 그래픽 설계자산에 대한 파트너쉽을 체결한 것이 알려지면서 삼성과 AMD의 관계가 공고하다는 것을 다시금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특히 이번 파트너쉽에서 주목해야 할 점은 삼성이 AMD의 라데온 기반의 그래픽 기술을 제공받을 수 있다는 것인데요.
이로써 AMD는 삼성에게 RDNA 아키텍쳐를 기반으로 한 그래픽 설계기반을 제공하게 되었습니다.
이것이 생각보다 굉장히 큰 사건입니다. 삼성은 이로써 퀄컴의 스냅드래곤에 뒤지지 않는 그래픽 처리 능력을 활용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죠.
퀄컴 스냅드래곤 GPU의 원천은 AMD의 라데온
퀄컴의 스냅드래곤은 CPU 성능이 좋다는 것은 다들 아는 사실입니다. 그렇지만 더 주목받을 것은 GPU의 성능도 매우 뛰어나다는 것인데요.
독자적으로 설계해서 자사의 아이폰에만 투입하는 애플을 제외하면 사실상 모바일 AP 중에서 스냅드래곤을 따라잡을 GPU 성능을 보유한 AP가 없습니다.
삼성의 엑시노스도 화웨이의 기린도 미디어텍도 모두 스냅드래곤의 GPU에 비한다면 성능이 매우 뒤떨어집니다.
그렇기 때문에 게이밍용 폰들은 거의 100% 스냅드래곤을 채용하고 있으며 게임 성능도 스냅드래곤이 월등하게 좋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갤럭시 시리즈가 항상 엑시노스 AP를 탑재하고 있는데 GPU의 성능이 상대적으로 뒤떨어져서 유저들의 원성을 듣기도 했습니다.
스냅드래곤의 GPU는 따로 Adreno 라는 이름으로 불리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Adreno의 기술 원천을 추적하면 결국 AMD의 라데온이 도달합니다.
이름마저 Radeon -> Adreno로 글자의 배열을 바꾸는 아나그램으로 만들어진 것입니다.
AMD가 한창 어려운 시절이었던 2008년에 당시 자회사였던 ATI의 모바일 그래픽 사업부를 퀄컴에게 매각하였고 그것을 퀄컴이 받아 지금까지 발전시켜오고 있습니다.
아무리 ATI가 당시 경쟁업체였던 NVIDIA에 비해 그래픽 성능이 전체적으로 뒤떨어졌다 했으나 모바일 그래픽으로 사용하기에는 전혀 부족함이 없고 축적된 기술력을 무시할수는 없었죠.
퀄컴은 이러한 것을 고스란히 물려받아 현재까지 모바일 AP의 GPU 분야 최고를 달리며 선도를 하고 있습니다.
이해관계가 서로 맞아떨어진 삼성과 AMD
삼성은 2030년까지 모바일 AP, 파운드리, 카메라 이미지센서와 같은 비메모리 계열에서 1위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국내에 133조나 되는 거금을 투입했습니다.
삼성은 이미 메모리 계열에서 1위를 차지 했습니다.
이제는 메모리 계열 뿐만 아니라 비메모리 계열 까지 1위를 차지해서 반도체 분야를 휘어잡겠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는데요.
그것에 걸림돌이 되는 것이 바로 엑시노스 입니다.
엑시노스 AP는 초기에 스냅드래곤이 죽을 쑤고 있을때 뛰어난 성능으로 많은 유저들에게 호평을 받았습니다.
예전 갤럭시 노트1 때도 국내에서는 4G LTE 지원을 이유로 스냅드래곤 S3라는 희대의 망작을 탑재했고 해외에는 엑시노스를 탑재했는데 그 성능이 눈에 띄게 차이가 나서 직구를 할 정도였습니다.
그렇지만 시간이 흘러 엑시노스의 GPU는 발전 속도가 더딘 반면 스냅드래곤은 지난 문제들을 해결하고 GPU의 성능이 비약적으로 향상되었습니다.
이 때문에 많은 유저들이 엑시노스를 탑재하는것을 별로 달가워하지 않고 있습니다.
이러한 이유는 삼성이 아직까지 그래픽 코어를 설계할 자체 기술을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GPU가 없으면 화면에 아무것도 보이지 않기 때문에 ARM에서 설계한 MALI 시리즈를 거의 그대로 탑재를 하는데요.
문제는 이 MALI의 성능이 매우 좋지 않다는 것입니다. 스냅드래곤의 Adreno와 비교하면 매우 열악한 성능을 보여줍니다.
ARM도 이 문제를 인지하고 있기 때문에 그래픽 성능 향상에 힘을 기울이고 비약적인 상승이 있었던 것은 분명하나 스냅드래곤의 Adreno와 비교하면 아직까지 많이 부족합니다.
삼성은 GPU 기술을 확보하지 못했습니다. 왜냐하면 기술 난이도가 CPU와는 격을 달리할정도로 매우 복잡하기 때문입니다.
GPU의 기본 성능은 CPU의 최소 10배에 달하며 매우 복잡한 연산을 수행해야 합니다.
GPU계의 강자라고 불리는 엔비디아가 아직도 완벽하지 못해서 특정 시리즈를 제외하고 매번 구설수에 오르는 것을 생각하면 GPU 개발 난이도가 얼마나 어려운지 감이 올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삼성은 아직까지 울며 겨자먹기로 ARM의 MALI를 쓰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러한 상황은 다른 AP 제조사들도 다를게 없어서 화웨이도 미디어텍도 거의 대부분 ARM의 MALI를 그대로 쓰고 있습니다.
AMD는 사업 다각화에 힘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AMD가 근 10년간 침체기를 겪으며 회사가 오늘내일 할때 당시 리사 수 박사는 AMD의 사업 다각화를 꾀했고 그 결과로 XBOX ONE과 PS4에 자사의 칩셋을 공급했습니다.
이로써 어느정도 자금의 여유가 생겼고 애슬론64를 설계했던 '칩셋 깎는 장인' 짐 켈러를 다시 영입하여 아키텍쳐의 명작 젠 아키텍쳐를 완성시키고 현재 라이젠으로써 승승장구 하고 있습니다.
이번 파트너쉽도 사업 다각화에 따른 결과로 보여지며 결과적으로 AMD는 삼성에게 자사의 그래픽 기술을 제공함으로써 막대한 라이센스비를 챙길 수 있게 되었습니다. 거기에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모바일 업계에 발을 담금으로써 영역을 확장해 나갈 수도 있습니다.
삼성은 그래픽 설계 기술, AMD는 새로운 활로를 찾음으로써 서로간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게 되었습니다.
게다가 삼성은 파운드리 사업에서도 공격적으로 나가고 있는데 여차하면 TSMC와 삼성에 동시에 수주를 함으로써 안정적인 부품 공급을 약속 받을 수도 있고 삼성과의 우호적인 관계를 통해 우선공급권을 약속 받을 수도 있습니다.
엑시노스의 GPU 강화로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까
엑시노스의 최대 단점이었던 GPU 성능이 이번 파트너쉽으로 시간이 흐름에 따라 점점 사라지게 될 전망입니다.
저도 엑시노스 9820이 탑재된 갤럭시 노트8을 쓰면서 게임성능이 얼마나 처참한지는 잘 알고 있는 바입니다.
오죽하면 아이폰6s를 아직 팔지 않아 두대가 동시에 있을때 똑같은 게임을 돌렸더니 노트8은 버벅이고 오히려 구형이었던 아이폰6s가 부드럽게 게임을 돌려내서 정말 심각하긴 하구나 했거든요.
이러한 삼성과 AMD의 우호 관계는 계속 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AMD는 큰손인 삼성과의 지속적인 협력관계를 원할 것이고 삼성도 AMD만이 갖고 있는 비메모리계 기술이 탐이 나기도 할 것이거니와 잠재적으로 자사의 파운드리 사업에 큰손이 되어줄 AMD와의 관계를 굳이 망가뜨릴 필요는 없기 때문입니다.
엑시노스의 GPU가 Adreno 수준으로만 발전해도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고 생각을 합니다.
그렇게 된다면 삼성은 굳이 퀄컴의 스냅드래곤을 구매할 필요가 없어지고 자사의 엑시노스의 점유율을 확장할 수도 있게 되어 2030년 비메모리계 1위라는 목표에 좀 더 가까이 갈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앞으로의 진행이 너무 기대가 됩니다. 이것이 삼성에게도 AMD에게도 그리고 삼성 모바일 제품을 사용하는 유저들에게도 긍정적인 신호가 될것이라고 확신을 해봅니다.
이것으로 포스팅 마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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