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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놀라운 소식이 하나 전해졌습니다. 그것은 화웨이가 메이트40을 끝으로 더이상 기린 칩셋을 탑재하지 못한다는 소식인데요.

 

이것에 대한 이유는 당연하겠지만 미국의 무역제재로 인한 효과로 보입니다. 미국과 중국은 그 어느 때 보다도 사이가 좋지 못하며 서로간에 무역제재를 통한 경제적 압박을 가하고 있는 상황인데요.

 

여기에 미국이 초강수를 뒀습니다. 반도체 목줄을 죄기 위해 중국 기업의 반도체 칩셋을 생산하지 못하도록 한것이죠. 그 때문에 화웨이 칩셋을 도맡아 생산했던 TSMC가 미국의 편으로 넘어가면서 화웨이는 더이상 TSMC로 부터 칩셋 생산을 위탁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그렇다고 TSMC가 마냥 좋아서 이러한 조치를 취한 것은 아닌데요. TSMC 입장에서도 화웨이는 굉장히 큰 고객입니다. 전체 위탁 생산량의 14%를 차지하는 것이 화웨이다 보니 이러한 선택이 상당히 부담스럽긴 했습니다만 결국 미국에 손을 내밀었으며 그에 대한 보답인지는 모르겠으나 미국 기업의 위탁 물량이 더 늘어났다는 소식도 전해지고 있는데요.

 

그 때문인지 TSMC의 주가는 나날이 치솟고 있는걸 보면 일단 TSMC의 선택이 마냥 나쁘다고만 볼 수는 없게 되었습니다.

 

그렇다면 다시 화웨이로 돌아와서 화웨이는 ARM 라이센스를 발급받아 자체적으로 칩셋 설계를 하고 있었는데요.

 

삼성에게 엑시노스가 있다면 화웨이에게는 기린이 있습니다. 기린 칩셋도 나름 플래그쉽 성능을 낼 수있는 칩셋부터 보급형 성능까지 다양한 라인의 칩셋이 준비되어 있습니다만 그 생산은 오로지 TSMC가 하고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이제 그 길이 완전히 막히게 되어버렸습니다.

 

중국은 아직까지 반도체 생산에서 독립하지 못하고 대만에 꾸준히 의지하고 있었는데 이 때문에 화웨이도 발등에 불이 떨어졌고 중국 공산당도 마찬가지로 불이 떨어졌습니다. 반도체 굴기를 내세워 반도체 분야에서 세계 1위를 노리던 중국에게는 이 보다 더 큰 악재는 없을테니까요.

 

 

 중국 반도체 굴기의 희망 SMIC

 

 

중국은 부랴부랴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그리고 반도체 굴기를 앞당기기 위해 초강수를 둡니다. 28나노 이하의 미세공정 칩셋을 생산할 능력이 있는 기업에게는 10년간 법인세를 면제해준다는 조건을 내걸었습니다.

 

그렇지만 세상만사가 돈으로만 해결 될리가 있겠습니까. 아무리 돈을 퍼붓는다 한들 기술력이 하루아침에 뚝딱 만들어질리는 없습니다. 그렇지만 중국에게는 한가지 걸어볼만한 희망이 있습니다. 위의 로고의 주인공인 중국 파운드리 기업 SMIC 입니다.

 

전 세계 파운드리 업계에서 5위를 차지하고 있는 기업으로 나름 유의미한 실적을 거두고 있는 기업이긴 합니다.

 

그렇지만 TSMC나 삼성에 비해 기술력은 한참 모자란 편인데 이제 14나노 공정을 생산할 수 있는 수준으로 TSMC의 7나노에 비하면 3년 정도 뒤쳐진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물론 그러한 기술력의 차이는 중국이 자주 써먹던 돈으로 기술자 빼돌리기와 같은 방법을 동원해 메우려고 노력하겠습니다만 기술자 몇몇을 빼온다고 갑자기 7나노를 생산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그런 핵심 기술자가 알아서 매수되도록 놔둘 TSMC나 삼성도 아니기 때문에 쉽지만은 않습니다.

 

다행스럽게도 기린의 보급형 칩셋의 경우 14나노 정도로도 충분히 그 성능을 낼 수 있기 때문에 보급형 스마트폰에는 기린이 여전히 채택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메이트나 P 시리즈와 같은 화웨이의 플래그쉽 스마트폰에는 7나노의 최신 공정이 적용된 칩셋이어야만 경쟁사와 비교해서 성능으로 비등해질 수 있는데 SMIC는 그러한 생산 능력이 전무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아직까지 SMIC에 모든 것을 맡기기에는 SMIC의 역량이 되지 않습니다.

 

 

 

 뜬금없는 구원투수 등장? 퀄컴과 화웨이의 밀회 포착

 

그런데 정말 뜬금없는 일이 발생했습니다. 미국 기업인 퀄컴에서 화웨이의 제재를 풀어달라고 미국 정부에 로비하는 사건이 발생한 것인데요. 미중 무역제재로 두 나라간의 날이 시퍼렇게 서 있는 상황에서 퀄컴이 화웨이 제재를 완화 해달라는 것은 다소 이례적인 일입니다.

 

 

하지만 퀄컴이 내세우는 주장을 들어보면 어느정도 납득할 수 있는 수준입니다.

 

화웨이 무역제재로 인해 중국 기업이 미국의 기술력을 제공받을 수 없고 또 미국에 제품을 팔 수없는 것도 치명적이지만 마찬가지로 미국 기업 입장에서도 큰 시장인 중국에 무언갈 할 수 없다는 것도 문제입니다.

 

퀄컴은 화웨이에게 칩셋을 판매하려는 계획을 세우고 있습니다. 자사의 5G 모뎀과 스냅드래곤을 같이 말입니다.

 

생각해보면 화웨이가 여태껏 무역제재를 잘 견뎌 왔는데 한계가 왔다하더라도 너무 공식적으로 칩셋 생산 중단을 외친 것은 다소 의외인 면도 있습니다.

 

이는 기업에게 있어 사형선고나 마찬가지인데 이걸 스스로 전세계에 공표하는 짓이 어딨을까 싶기도 합니다. 처음에는 화웨이가 더 이상 방법이 없어 항복선언을 하고 협상을 하려나 했는데 이렇게 자신만만하게 외치는 것에 대한 뒷배경이 있지 않을까 싶기도 한데요.

 

혹시 퀄컴이 화웨이에게 칩셋을 공급해준다는 계약을 체결한 상태라면 화웨이 입장에서는 칩셋 수급에 문제가 없어지게 되는 것입니다. 

 

 

미국 정부는 화웨이를 상대로 거래를 하지 말것을 지시하고 화웨이와 거래한 기업도 같이 고사시켜버린다고 으름장을 놓긴 했으나 그것은 로비에 의해 얼마든지 예외처리가 될 수 있는 부분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퀄컴이 필사적으로 로비를 하는 것인데요.

 

퀄컴 입장에서는 중국의 5G 시장이 애꿎은 삼성이나 미디어텍 같은 외국 기업에게 뺏긴다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그렇기에 화웨이에 칩셋을 공급함으로써 선점을 하고 싶어하는 것인데요.

실제로 미디어텍은 화웨이에 칩셋을 공급하기 시작했습니다. 화웨이의 플래그쉽 스마트폰 P 시리즈의 후속작인 P50에 자사의 칩셋 1.2억개를 공급하는것에 대한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미디어텍의 칩셋 성능도 어느정도 고도화 되었기 때문에 플래그쉽 스마트폰에도 채택이 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미국 정부가 아무리 중국에게 제재를 가한다지만 미국 기업의 수입 더 나아가 미국 경제에 굉장히 민감한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서도 이런 주장을 가볍게 흘려보낼 수 만은 없을 것입니다.

 

화웨이는 거기에 여차하면 스냅드래곤 까지 공급받아 부품 수급 문제를 해결하려 하고 있습니다.

 

퀄컴과 화웨이는 얼마전 특허권 분쟁에서 극적으로 합의를 봤으며 화웨이가 퀄컴에게 2조원 가량의 합의금을 지급하기로 결정하면서 둘 간의 묵은 관계를 완전히 청산했습니다.

 

그렇기에 굳이 화웨이와 척을 질 필요도 없으며 더 나아가 퀄컴은 이미 샤오미와 같은 많은 중국 제조사들에게 자사의 칩셋을 공급하고 있기 때문에 중국 시장의 완전한 폐쇄를 원하고 있지 않은 상황일 것입니다.

 

 


 

화웨이가 칩셋 생산 중단을 선언하면서 화웨이의 스마트폰 사업이 완전히 끝이 났구나 하고 생각을 했는데 다소 상황이 재밌게 돌아가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을 포함한 미국 정부에서는 퀄컴의 로비에 마냥 긍정적으로 화답할 수는 없겠으나 퀄컴 입장에서도 거대한 중국시장 선점이라는 좋은 명분이 있기 때문에 결과가 알 수 없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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